《필경사 바틀비》, “나는 그저 하지 않겠습니다”의 심리

인생도전

《필경사 바틀비》, “나는 그저 하지 않겠습니다”의 심리

melovie 2025. 12. 8. 10:56
반응형

필경사 바틀비를 읽고 –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의 심리 구조**

요즘 나는 한동안 멈춰 있던 마음을 다시 움직이기 위해
문학을 통해 내 감정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만난 책이 헤르만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다.

바틀비는 묘하게 익숙한 인물이다.
그의 단순하고도 강력한 문장,
“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 편을 택하겠습니다(I would prefer not to).”

이 문장 하나가 나의 오랜 감정들을 조용히 흔들어 놓았다.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말 뒤에 숨은 심리

바틀비가 처음에 일을 거부할 때, 그는 화를 내지도 않고 변명을 하지도 않는다.
그저 “하지 않겠다”라고 말한다.
감정 표현도 없고, 이유도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기력한 시기를 ‘게으름’으로 해석하지만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이것이다.

무기력은 게으름이 아니라, 감정이 과부하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방어기제다.

바틀비의 “하지 않겠습니다”는
세상과의 연결을 끊으려는 게 아니라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마음의 신호였을지도 모른다.

 

 무기력은 에너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감정의 방향을 잃었기 때문’

인간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지는 순간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1. 할 일이 너무 많아 에너지가 고갈된 때
  2. 마음의 방향을 잃어버린 때

바틀비는 두 번째 유형이다.
그에게는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이유도 존재하지 않았다.
“왜 해야 하는지”가 사라진 마음은
움직이라고 해도 움직이지 않는다.

 

 회피가 아니라, 무너지지 않기 위한 선택일 때가 있다

책 속 바틀비는
일을 거부하면서도 오히려 더 조용해지고, 더 위축되고, 더 고착된다.
누군가는 이를 회피라고 말할 수 있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보았다.

그는 가능한 가장 최소한의 힘으로 자신을 보호하려 했던 것 같다.

모든 것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딱 한 문장,
“I would prefer not to.”
그 한 문장이 그의 마지막 방어벽이었다.

 

하지 않겠다. 하지 않고 가지고 있는 직원이 있다.

그 직원을 이해하려 했지만 이해하려고 하다가도  화가 치밀어 오르고.. 분노가 일어났다.

 

그의 일 인데도 왜 왜 하지 않고 말하지 않고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는가!!

 

식물인가? 괴물인가?  

 

 멈춤 이후에 찾아오는 새로운 마음

바틀비의 세계는 계속해서 좁아져 가지만
나는 그와 다르게
‘멈춤’의 시간을 스스로 확장된 방향으로 쓰고 싶다.

바틀비는 멈추었고, 그 멈춤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의 멈춤은 더 나아갈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나는 지금

  • 책을 읽고
  • 내 마음을 관찰하고, 책 속의 인물을 통해 내가 걸리 그 사람을 이해해 보고 나를 돌아보고자 한다. 

이 과정은 바틀비의 “하지 않겠습니다”를 화두 삼고 나를 다시 세우고자 한다. 

 

바틀비는 "하지 않겠습니다."를 선택해서 죽음으로 걸어갔다.

 

나는 그를 통해 
“다시 해 보겠습니다”를 시작하려고 한다.

 

 결국, 문학은 나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법

필경사 바틀비는 단순한 소설이 아니다.
이 작품은 무기력, 번아웃, 회피, 슬픔의 구조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보여주는 심리 보고서에 가깝다.

문학은 때로 심리학 책 보다
더 정확하게 인간을 설명할 때가 있다.
지금 내 감정을 이해하는 데도
이 작품은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다.

다시 살기

마무리 

 

바틀비의 말은 단순한 거부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설명할 단어를 찾지 못하는 마음의 언어”였다.

오늘 나는 그 문장을 나만의 방식으로 읽어냈다.
그리고 이렇게 정리해 본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그 마음은 나를 멈추라는 신호가 아니라
나를 다시 찾으라는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