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간판은 도시의 말투다
도시의 거리는 수많은 간판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그 간판은 단지 ‘상호’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도시가 어떤 분위기를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각적 언어다.
가끔 걷다가 멈춰 서게 되는 가게가 있다. 인테리어나 메뉴 때문이 아니라, 그 입구의 간판이 주는 감성 때문이다. 글자체, 재질, 위치, 주변 공간과의 조화… 이런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도시의 얼굴을 만든다.
서울 성수동, 연남동, 부산 망미동, 대구 북성로… 최근 몇 년간 '감성 거리'로 불리는 곳들의 공통점은 간판이 공간의 감정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2. 내가 그리고 싶은 도시의 간판
내가 만들고 싶은 간판은 크지 않다. 오히려 작고 조용하게 빛나는 것.
목재일 수도 있고, 매끈한 철판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간판이 공간의 정체성과 정서를 담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 손글씨 같은 서체는 따뜻함을,
- 낮은 채도의 색상은 차분함을,
- 절제된 디자인은 여유로움을 준다.
그런 간판 하나가 도시에서 마주치는 작은 쉼표가 될 수 있다면, 그 거리 전체의 감도는 달라진다.
3. 도시 안의 감성, 간판이 완성하다
도시 속 감성은 꼭 꽃이나 나무처럼 물리적인 정원만이 아니라, 시선이 머무는 곳에 담긴 감정으로부터 시작된다.
가로수 아래 낮은 조명 아래 빛나는 금속 간판,
회색 빌딩 사이의 하얀 아크릴 박스,
벽돌 외벽 위에 놓인 고딕체의 작은 알루미늄 표지판.
이런 간판들은 모두 감성의 방식이 다르지만, 도시에 ‘말 걸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특히 요즘은 ESG, 지속가능한 디자인 흐름 속에서 소재 자체도 친환경적이고, 시각적으로도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4. 감성을 담은 도시 간판의 3가지 조건
- 맥락 – 이 간판은 어떤 건물, 어떤 거리, 어떤 이웃과 함께 있는가?
- 여백 – 간판에 모든 걸 말하려 하지 말고, 간결하게 한 문장만 말하기
- 소재감 – 나무, 금속, 아크릴 등 소재가 주는 물성감이 곧 감성이다
5. 도시도 감정을 품을 수 있다
우리는 늘 도시가 차갑고 복잡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잘 정리된 간판 하나,
거리의 조도와 맞춘 디자인 하나가
도시를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
내가 그리고 싶은 간판은,
사람이 무심코 지나가다 잠시 멈추게 만드는 감성의 포인트이고,
도시를 더 풍요롭게 만드는 시각의 휴식처다.
정원을 만들듯이, 간판을 만들고 싶다.
나만의 방식으로 도시에 감정을 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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